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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편지 - 김보수(86.철학) 동문이 김용권(86.철학)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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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3-18 23:11 조회10,7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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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지만 함께 했기에 행복했던 그 시절

김용권(86.철학) 에게 


예년 보다 보름정도 봄이 빨라져서 중국의 황사가 일찍 시작된다더니, 무심한 나를 원망하듯 메마른 모래바람이 내 시야를 뿌옇게 가리는구나. 그래, 중국에서 잘 지내시는가? 격조했던 나에게 동문회지에서 릴레이편지로 너에게 안부하게 하는군.


어느덧 우리가 대학에 입학한지가 강산이 두 번 바뀌었다네. 우리의 대학생활은 역사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들의 한복판에서 시작되었지. 미래가 불투명했던, 그 어지러웠던 대학가에서 나는 나의 인생에서 소중한 많은 인연들을 만났다. 그 중에서 항상 마음속 깊은 곳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너무나 나를 잘 알고 있는, 그래서 조금은 부담이 되는 그런 친구가 용권이 네가 아닐까 한다.


지금도 너의 모습을 생각 할 때면 강한 어조로 자신의 신념을 토해내는 결코 기존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으며 자신의 길을 주장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또한 너는 학생회시절 학술부장을 맡아 열심히도 뛰어다녔지. 그때 함께 했던 용범이 형, 소영이, 문영이 그리고 은희… 모두들 어떻게 지내는지...? 그 시절 그들과의 만남으로 나와 우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지.


그런 너와 어떻게 함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함께 지냈던 동안의 많은 사건들 이 떠오른다. 목동의 함바집에서 생활할 때 평소처럼 물을 마시기 위해서 물을 끓이다가 기름이 떠올라서 그 다음부터는 우유로 물을 대신 했던 일. 얼마나 추웠던지 쥐가 얼어 죽어 있던 일. 더욱 황당했던 일은 농활을 갔다와 보니 집에 있던 짐이 다 없어졌었지. 알고 보니 양쪽 집 어른들께서 사는 모습을 보러오셨다가, 너무 기가 막히다며 우리 짐을 모두 옮겨버리셨었지. 그것으로 우리의 목동시절은 끝났다. 그 후, 군에 갔다 와서 우리는 관악구 쪽에 다시 우리의 둥지를 틀었다. 그때는 재관이 형도 함께 살면서 태헌, 희성, 상현, 준호, 그리고 후배 진웅이 등 많은 친구들과 후배들의 충실한 아지트 역할을 하였지.

 

당시 집안에 그릇이란 그릇은 다 나와 있고, 빨래란 빨래는 산더미처럼 쌓여있어도 마냥 좋았던 그 시절. 이 시절을 통해 나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갈 때의 마음가짐과 생활태도를 배웠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하기 싫은 일을 내 뜻에만 맞추려고 하지말고 나의 일을 하자는….

 

또한, 너로 인하여 많은 체험과 경험을 했다. 네 고향인 광양으로 내려가서 남도의 모습도 처음 보고, 네가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공부에 욕심을 부리게 되어 영국으로 유학도 다녀오고…. 그런 좋은 추억을 함께 했던 기억이 바로 어제 같은데, 세월이 나를 무심케 했군.


참! 아버님, 어머님께서는 건강하시지. 동생 용민이와 영주도 잘 지내는지, 그리고 영은이는 시집을 갔는지…. 어디에서 있건, 네가 현재의 길에서 힘차게 한 발씩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앞으로도 너의 신념대로 사는 모습을 간직하기를 빈다. 건강해라.

 

김보수(86·철학) 동문은 현재 경기도 여주에서 그림터학원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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