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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옛집 을 만든 이들의 회고(2) - 정광희(70 독문)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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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2-11-08 06:11 조회19,8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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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서강타임스 군단 도움 지면 대혁신 

 

졸업 후 장구한 세월이 흘러간 지금 서강의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지나치게 변모되어 모교에 들를 때마다 묘한 아쉬움을 느낀다. 1975년 과학관 한 귀퉁이 방에서 홀로 동문회 사무실 살림을 맡아하던 그 시절 서강의 건물들은 언뜻 보면 평범한 구조물같이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세심한 설계와 도안으로 좁은 땅에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화려하지 않은 외양에 평화롭게 자리한 소박한 하나의 작품 같았다. 구석구석 정갈하게 가꾸어진 꽃, 나무와 잔디는 아담한 저택의 뜨락에서 처럼 아기자기한 조화를 이루면서 아늑한 분위기를 발산하고 있었고 발길 닿는 곳마다 구석구석 은근한 멋을 풍기고 있었다. 지금은 우람한 건물이 여기저기 들어차 서강의 발전상을 보는 면도 있지만 무척 빽빽한 느낌에 빈 공간의 여유가 없어 한층 긴박감이 들고 옛집의 정서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여 년 전 그때의 서강은 2천여 명의 동문과 1천5백여 명의 재학생으로 구성된 소가족이었고 당시의 ‘서강옛집’은 16절지 하얀 백지철로 된 30∼50쪽의 책자형식이었다. 특히 첫 표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서강옛집’이라는 제목으로 오른쪽 하단에는 서강언덕에 자리한 하얀 본관건물이 그려져 있었고 그 건물위로 구름처럼 “Be as proud of Sogang As Sogang is proud of you(서강 그대의 자랑이듯 그대 서강의 자랑이어라).” 라는 문구가 하얀 바탕에 선명한 석양빛 붉은 빛깔로 빛나고 있었다. 그 문구를 대할 때마다 특히 초창기 동문들은 깊은 감동과 남다른 감회를 느끼곤 했다. 그 단순한 디자인에서 모교에 대한 향수와 온갖 추억을 떠올리며 서강 시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에 젖어든다고 했다. 특히 서강인으로서의 자부심은 일생동안 뿌리깊은 신념과 같이 동문들의 가슴속에 깊이 박혀있던 터라 초기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서강옛집’ 속에 알알이 심어져 왔다. 그리하여 글 속에서 서로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더욱 우러나게 한 ‘옛집’은 국내외의 동문들이 추억을 나누는 만남의 장이 되었던 것이다. 

 

김영천(1회) 회장 시절의 동문회는 이렇게 소박한 분위기에 젖어있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서강동문회가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야 된다는 강력한 움직임이 내부에서 일어났고 그 바람은 동문회지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동문 임원회에서는 타블로이드판 ‘서강옛집’을 발행하기로 결정하였는데 그때까지 혼자서 동문회의 어려운 살림을 맡아 하던 터라 당장 신문제작에 대한 기술적인 조력자가 없어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리저리 도움의 손길을 구하다가 결국 ‘서강타임스’의 문을 두드려 SOS를 치게 되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서강타임스’후배 기자군단들의 도움을 가까스로 얻게 되었다. 잘못 걸려든(?) 후배들은 혼자서 애쓰는 내 모습이 안타까워 가뜩이나 바쁜 와중에도 밤늦게까지 헌신적으로 신문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주었다. 기사작성과 편집과정은 물론 때로는 인터뷰 출장과 신문사를 왔다갔다하며 교정작업 등 신문형식의 회지가 나오기까지의 잡다한 과정들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하였다. 결국 초기의 서강옛집은 순전히 서강타임스 후배기자들의 희생적인 도움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지금도 어렴풋이 떠오르는 윤상인(75·국문) 최기영(75·사학) 김광린(75·정외) 김영욱(75·신방) 이순애(75·생명) 이규훈(76·국문) 최종민(76·독문) 김정문(76·정외) ... ...동문 등 여러 동문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일일이 이름들을 열거하지는 못하지만 구슬땀을 흘리면서 애쓴 그 분들의 노고가 지금까지 잔잔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발송된 서강옛집을 읽을 때마다 만드신 분들의 깊이 깃들여진 정성을 들이마시는 기분이 드는 것은 그때 함께 했던 그 경험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서강옛집’이라는 휘호는 그 당시 회장이었던 김영천 동문께서 직접 써주신 것이다. 초기의 정겨운 서강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자 휘호 오른쪽 칸엔 구 회보 표지를 장식했던 본관 건물 디자인과 문구를 그대로 동판을 떠서 옮겨 놓았는데 이것은 수년간 휘호와 더불어 조화롭게 자리를 차지하다가 요즘엔 없어지고 대신 새로운 서강마크가 등장하고 있다. 이후 서강옛집은 차기 회장 박희윤(2회) 동문 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어 내용의 다양성과 시대감각에 맞는 편집과 더불어 발전되어왔다. 서강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우리 동문회의 위상과 면모도 획기적으로 높아져가고 있고 앞으로 동문회보의 역할도 점점 커져갈 것이다. 

 

정광희(70·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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