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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옛집 을 만든 이들의 회고(1)- 서정호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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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2-11-08 06:11 조회17,6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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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스승합작 1회 졸업식때 창간호 펴내

 

1964년 2월8일 11시 서강대학 제1회 졸업생 총 60명이 본관 3층에 있던 소강당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둥지를 떠나갔다. 4·19전날인 4월18일에 첫 수업을 시작한지 하루만에 휴교한 파란만장의 학창생활이었다. 

 

그 당시 서강대학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각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는데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질적인 교육의 실천과 엄격한 학사관리로 대학교육의 질적 저하를 위기로 인식하던 뜻있는 사람들의 기대가 집중되었다. 1회 졸업을 앞두고 서강대의 교정은 경축 분위기와 함께 앞날에의 희망으로 충만했었고 약간 흥분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 해는 극심한 취직난이 대학 사회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초대 학장이던 길로련 신부는 학장직을 마치고 학생처장에 취임하여 졸업생의 취직과 장학금의 확대, 학생 복지증진 등을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학생처 차장으로 그를 보좌하고 있었는데 그 무렵의 일을 나는 항상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길로련 신부는 키도 컸지만 키 못지 않게 마음이 더 큰 분으로 소탈하면서도 친화력이 넘치는 분이었고 그 때 학생들은 남녀학생 모두가 그를 참으로 좋아했었다. 

 

졸업식을 앞두고 그 분은 나에게 앞으로 첫 졸업생이 나가게 되면 동문회도 결성하고 동문을 결속하는 동문회지도 있어야겠는데 갓 졸업한 사람들로는 힘들고 어려울 것이니 시작만큼은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했다. 졸업식 날 하오에 지금의 학생회관 라운지에서 동문회를 결성하였고 초대 회장에 윤진호 동문이 선출되었다. 이에 앞서 학생처에서는 일손이 없어 어려웠는데 1회 안우규 동문을 졸업에 앞서 처장 비서로 채용하였다. 이 안우규 동문이 바로 ‘서강옛집’ 제 1호를 졸업식에 맞추어 제작하였는데 내용은 길신부님과 나 그리고 안동문이 몇 차례 상의해서 초안을 잡고 각자 판에 철필로 긁어서 학생처장실에서 한 장 한 장 밀어서 제작한 것이다. 

 

‘서강옛집’이란 제호는 졸업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또 데일리 학장과 행정관회의(교무회의)에까지 안을 상정해서 결정하였다. 제호 옆에는 본관 및 지금은 헐어서 없어진 굴뚝을 그림으로 새겼었다. 또한 ‘Be as proud of Sogang, as Sogang is proud of you’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라는 표제도 영문은 길신부가, 우리말은 안동문과 내가 교내 각계의 의견을 물어 정했고 다만 지금 달라진 것은 처음에는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이 아니라 ‘그대 서강의 자랑이어듯’으로 며칠을 두고 고심한 대목이었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 초기에 충천하던 의욕이 점차 사라지고 서강의 장래에 대해서 구성원들간에 막연한 비관론이 만연한다고 들리는데 그 원인은 초기 목표의 상실과 원대했던 이상의 쇠퇴로 보인다. 서강대학을 위해서는 크게 두려운 일이다. 초기의 꿈과 이상 그리고 희망, 이것은 서강을 우뚝 세운 기본 에너지였다. 그 때 우리가 품었던 꿈을 환상으로 여겨서는 결코 안 된다. 다시 분발하고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제 길로련 신부는 세상을 떠났고 외국어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안우규 동문과도 연락이 끊겼으니 그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내 게으름을 스스로 탓하는 한편 세월의 흐름이 허무함을 깊이 느끼고 있다. 

 

서정호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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