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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 영화 <타짜>의 감독 최동훈(90.국문)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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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0-30 01:58 조회19,3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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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영화의 힘은 서사


 영화 <타짜>의 감독 최동훈(90.국문) 동문

 국내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이번 추석 연휴. 어느 때보다 흥행 경쟁이 뜨거웠던 올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최동훈 동문(국문 90)이 연출한 <타짜>였다.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1990년대 중반 화투판을 전전하는 도박꾼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10월말 현재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탁월한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에 이어 다시 한번 능란한 이야기꾼으로 솜씨를 발휘한 최동훈 동문을 만났다.


- <타짜> 찍느라 고생했나 보다. 삼십대 중반에 웬 흰머리가 이리 늘었나.

 그러게 말이다. 옛날에는 흰머리 정말 하나도 없었는데 영화 찍다 보니 늘더라. <범죄의 재구성> 찍고 나서 반, <타짜> 찍고 나서 반. 그런데 이렇게 백발로 바뀌면 멋있다고 하던데. 그냥 내버려둘까 한다.(웃음)


- <범죄의 재구성> 때도 그랬지만, 촬영 현장에서 배우나 스탭들의 칭찬이 자자하더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비결은 뭔가?

 즐겁게 작업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나는 현장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요구하는 편이다. 나처럼 컷 수가 많은 영화를 찍는데, 배우가 헤매면 안 되잖나. 그래서 평소에 얘기를 많이 한다. 배우들에게 용기를 많이 불어넣으려 하고, 그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그리고 진행을 빨리빨리 한다. 현장이 늘어지면 배우들이 심심해하고 피곤해 하니까, 그런 생각이 들 여지가 없도록 하는 거다. 그리고 내가 워낙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하니까 더 존중하면서 작업하려고 한다.


- 대학 시절에는 영화공동체에서 활동했었는데.

 원래는 연극반에 들고 싶었다. 아마 연극반에 들었으면 내가 연극 배우를 하거나 연출을 했을지 모르겠다. 대학 때 내가 했던 모든 행동은 취직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대학생활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는가'가 제일 큰 관심사였다. 당시 학교 가면 정문 왼편에 있는 솔밭을 지나 서클 룸에 가서 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떤 때는 메리홀 너머로 올라간 적이 한 번도 없는 날도 많았다. 수업도 안 듣고 학점도 무지 낮았다. 절대 취직을 할 수가 없었다. (웃음)

 

- 요즘 한국영화계에서 최동훈 감독은 ‘이야기꾼'으로 소문나 있다. 원래 이야기를 만드는 재주가 있었나?

 재능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다 궁지에 몰리면 하게 된다. 다 그냥 열정이다. 노력으로 돌파한 거다. 나는 대학교 4학년 때까지 내가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전혀 안 된 상태였다. 영화는 하고 싶은데 그걸로 돈을 버는 게 정말 어려우니까, 일단 한국영화아카데미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정 안 되면 방송국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대학 졸업한 뒤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 각종 공모전에 열 번이나 떨어졌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영화 공부를 한 거다.


- 영공 시절에는 영화를 많이 봤나?

나보다 더 영화 열심히 보고 세미나 준비도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많았다. 영공에서는주로 이론서나 책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영화는 대학 졸업 후 아카데미에 들어간 다음에 많이 봤다. 사실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꼭 많은 영화를 볼 필요는 없다. 대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 <범죄의 재구성>이 나온 뒤, 대학 시절 최감독을 알던 사람들은 모두 의외라고 했다. 원래 이렇게 이야기가 많고 숨가쁘게 펼쳐지는 작품을 좋아했나?

 사실 내가 원래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다. 특히 옛날 하드보일드 소설을 너무 좋아한다. 옛날 알프레드 히치콕이나 클로드 샤브롤 같은 거장들이 찍은 영화의 원작들이 모두 있다. 하지만 난 소설은 느린 것도 좋고, 뭐든 다 좋아한다. 내가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소설책은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들이다.


- <타짜>에도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원작만화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걸 다 압축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내가 원래‘서사'에대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내 영화는 이야기의 양이 엄청나게 많다. <범죄의 재구성>도 그렇고 <타짜>도 그렇다. 내가 컷을 많이 나누고 빨리빨리 찍는 이유도 그 이야기를 다 담기 위해서다. <타짜>도 원래는 촬영 분량을 다 붙여놓았더니 무려 4시간이나 나왔다. 편집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결국 2시간 2 0분짜리로 완성하게 됐다.

 

- 특히 <타짜>는 감칠맛 나는 대사가 무척 좋더라.

 그거 쓰느라고 얼마나 힘들었겠나.(웃음) 원작에 있는대사가 반, 내가 쓴 대사가 반이다. 화투판대사는 원작 대사들도 많고, 그밖의 상황에서는 내가 쓴 게 많다. 초반 6개월 동안은 한 자도 못 썼다. 영화의 구조를 결정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나는 지금 <타짜>의 원형적인 구조가 마음에 든다. 열 개의 장으로 설정한 것도 편했다. 각 장의 제목은 내가 붙이긴 했지만 여기저기서 인용한 것들이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시에서 가져오고 그런 것도 있다.


- 요즘 한국 문학이나 영화에‘이야기'가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젊은 감독들의 영화를 봐도 이야기 자체보다는 분위기나 무드로 끌고 가는 작품이 유행인 것 같다.

 국문과를 나와서 그런지 서사에 대한 강박 같은 게 있다. <로미오와줄리엣>을 보면, 중간에 알코올 중독자인 수사 때문에 일이 꼬이는 바람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이 비극으로 귀결되잖나. 어렸을때는 그 수사가 미워서 잠이안 왔다. (웃음) 그런 게 서사의 힘 아니겠나. 하지만 지금의 경향은 그렇지는 않다. 서사가 없고 대신 어떤 발랄한 뉘앙스나 사소한 이야기들이 지배하는. 2000년대는 확실히 디테일의 시대다. 하지만 난 그런 것보다 서사가 더 재밌다. 영화의 기본은 서사라고 믿는다.


- 다음 영화는 뭘 할 건가?

아직 안 정했다. 내 머릿속에, 또는책상 서랍을 열면 가득 들어 있다. 이 얘기 저 얘기, 뭐 할까 고민이다. 하고싶은 게 너무 많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실력을 잘 닦고 좋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라는 거다. 나역시 운이 좋았던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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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희(91·철학) DVD2.0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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