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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50가지]47.서강 첫날, 1960년4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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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3-18 09:21 조회16,1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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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았다. 평균 기온 8.7도. 기분 좋은 시원한 봄날이다. 도로는 이대까지만 포장되어 있고 신촌로터리까지는 비포장이다. 로터리부터 학교 앞까지는 좁고 마른 흙길. 길 양쪽으로는 가난한 판자집과 목로주점이 늘어서 있다. 그 사이로 ‘왕자 다방’과 ‘왕자 당구장’도 눈에 띈다.

저 멀리 오른쪽으로 삼표 연탄이 보인다. 증기기관차가 경의선을 따라 서강역에 옮겨놓은 석탄더미가 대학생이 된 첫날의 설렘을 누른다. 더 멀리 당인리 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을음 연기도 마찬가지다. 공덕동과 아현동 일대에서 버려지는 하수가 흐르는 냄새나는 개천, 기차의 경적 소리, 바람 부는 날이면 흙먼지와 연탄가루가 풀풀 날리고, 비가 오면 진창이 되어 버릴 이 길. 과연 이런 곳에서 청춘의 푸른 꿈을 펼칠 수 있을까. 노고산밑에 단아하게 자리잡은 4층 건물이 유일한 위안이 된다. 희망이 생긴다. 여기서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늘 노고 언덕에 첫 발자국을 남긴 신입생은 모두 158명(남학생 132명, 여학생 26명). 72%가 서울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많은 수의 학생들이 종로구, 중구, 서대문구에 살고 있다. 장래 희망은 학자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실업가, 경제정책가, 은행가, 기술자, 관광사업가, 성직자 등 다양하다. 입학 당시 가장 많이 지망한 과는 경제학과. 그 다음으로 영문학과, 물리학과, 철학과, 사학과, 수학과 순이다. 1년 등록금은 12만 7000환, 1학기 등록금으로 7만 2500환을 냈다. 세 차례로 나누어 낼 수 있는 분납제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1학기에는 모두 11개 과목이 개설되었다. 총 21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오전 8시 수업종이 울렸다. 서강을 여는 첫소리다. 수업 시간 3분 전부터 강의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외국인 신부님이 교탁에 섰다. 서강의 첫 수업, 헙스트 교수님의 5학점짜리 ‘영어회화와 강독’이 시작됐다. 1948년 9월 한국 가톨릭교회가 교황 비오 12세에게 한국 가톨릭 고등교육기관의 설립을 청원한지 11년 8개월 만에 맞이한 순간이다.

오늘은 1960년 4월18일 서강의 첫 날. 내일, 청년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떨쳐 일어선 첫 날이 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오늘이 흐른다. 마치 오늘이 서강대학교가 모두의 자랑이 되는 첫 날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위 글은 <西江 흘러 十年>, <서강대학교 40년사>, <서강학보>의 전신 <서강타임스>를 참고해 재구성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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